나는 바닥이 되었다.
노란 비니루 장판이 깔려있는 바닥.
엉터리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무너지듯 송장자세를 하고 있을 때였다.
다리에 힘빼고 팔에 힘빼고 온몸에 힘을 다 빼고 천천히 호흡을 세면서
온몸을 바닥에 펼쳐 놓았다. 나는 한없이 얇아졌다.
잠깐 졸았나? 몸이 바닥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 내가, 바닥이 된 내가 보였다.
전에도 가끔 온몸이 너무 납작해져 쥐가 나 고생한 적은 있었지만
바닥이 된 것은 처음이다.
  
 바닥이 되니 누군가가 내 위에서 뒹구는 것을
느끼고 싶다.
발바닥으로 걷는 것말고 온몸으로 뒹굴 것
나는 기꺼이 그/그녀를 탄력있게 받쳐 줄텐데.
 
두발 두팔로 온몸을 휘어 바닥을 받드는 것을 아치자세라 한다
그런데 난 바닥을 드는데 늘 실패했다.
바닥은 왜 그렇게 무거운지, 좀처럼 들리지가 않는 것이다.
내가 용을 쓰며 바닥을 들려할 때, 그때 바닥은 좋았는가?
 
바닥이 되었는데 몸은 더 가볍다.  바닥 밑으로 유영해 들어갔다.
끝없이
저게 맨틀인가? 물렁물렁하고 질깃한 느낌이다.
냄새도 난다. 마치 인간의 침냄새 같이
뜨겁지는 않네?
다시 맨틀을 지나 온몸을 솟구치니 다른 바닥에 부닥친다.
물인가? 물의 표면이 왜 이렇게 딱딱하지? 
 
아하,
내가 된 것은 바닥이 아니라
그 바닥에 붙어 있던
누군가가 씹다 버린 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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