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USF verftet 레지던스’ 를 가려고 준비하던 중 2009년 10월 Stiftelsen 3,14갤러리 디렉터 말린 바르트(Malin Barth)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USF’를 통해 알게 되었다며 개인전을 제안해왔다. 전시는 2010년 10월에 오픈하고 한 달 정도 하는데 전시에 드는 모든 비용은 갤러리가 지불하는 조건이었다. 갤러리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페이스북에도 갤러리 이름을 치면 쉽게 접속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많이 기획하고 있는 매우 활발한 전시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수락하고 전시를 준비했다. 갤러리 측에서 현장 사진을 여러 장 보내주었지만 제대로 된 작업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전시장을 한 번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 여름에 독일 뒤셀도르프 플랑데 갤러리 전시를 끝내고 베르겐을 방문했다. 갤러리 공간은 화이트 큐브가 아니고 오래된 은행의 공간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어서 설치하기에 딱 좋은 공간이었다. 중앙에 대리석 기둥이 네 개 있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기둥을 포함시키는 작업을 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미리 가보길 잘 했네!”
  Stiftelsen 3,14갤러리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오래되고 커다란 문부터 전시장 전체가 ‘올드’ 한 특별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다. 특히 이 전시장에는 다른 전시장에 없는 게 있다. 바로 4개의 검은 대리석 기둥과 12개의 창문이다. 어떻게 보면 전시장으로서는 조금 다루기 어려운 공간이다. 그러나 오래된 검은 대리석 기둥과 창문들은 너무나 강력하고 매력적이었다. 그것을 빼고는 공간을 운용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좀더 적극적으로 기둥을 작업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바로 그 기둥 밑에 옷을 쌓아 넣는 것이다. 둥근기둥 밑을 받치고 있는 사각기둥 높이까지 옷을 쌓는다. 옷이 둥근기둥 밑으로 들어가 순간적으로 기둥을 살짝 들어 올릴 것이다. 창문을 바라보고 왼쪽 세 개의 기둥을 하나로 연결하여 커다란 삼각주 모양의 단층으로 만들고 오른쪽에 있는 나머지 기둥은 독립시켜 따로 만든다. 이것들은 검은 대리석 기둥을 받치고 바다에 떠 있는 두 개의 섬처럼 보일 것이다. 한편, 갤러리에 있는 12개의 창문은 끊임없이 시선을 갤러리 바깥으로 잡아끌어 분산시킨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대로 창문을 통하여 갤러리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작품의 단층 위에 있는 밀들을 자라게 할 것이다. 전시기간 동안 날씨가 좋아서 사람들이 12개의 창문을 통해 밭 위에 떨어지는 햇살을 자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관객들이 자라고 있는 밀들에게 물을 줄 수 있도록 물뿌리개를 준비할 것이다. 약 1. 5톤의 옷을 갤러리 측에서 준비해주었다. 그런데 거의 털옷들이어서 아무리 꼼꼼하게 접어도 부피가 크게 나와서 쌓기 힘들었다. 노르웨이 목수 두 사람이 꼬박 이틀을 일해서 작품 속에 있어야 할 구조물을 만들었다. 이 구조물 모양은 한국에서 미리 준비물 3D로 만들어서 메일로 보냈다.

  전시 개막 때 최소한, 싹이라도 나와야 했기 때문에 구조물 위에 흙부터 얹고 씨앗을 먼저 뿌린 다음 옷을 설치 했다. 흙에 물을 줄 때 혹시 습기가 차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된 이 갤러리의 나무 바닥을 상하게 할까봐 구조물 양쪽에 공기구멍을 만들어 바람이 통하도록 했다. 옷을 쌓으면 구멍은 잘 보이지 않았다. 꼭 색깔을 맞추어 쌓을 필요는 없었지만 어느 정도 일관성이 필요했기에 이 색 도표를 참고하여 쌓기를 부탁했다. Stiftelsen 3,14갤러리 큐레이터가 예술학교 학생들을 실습 차 데리고 와서 작업을 도왔다. 밤늦도록 설치 작업을 도와준 고등학생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온 선생님(가운데)이다. 카메라를 들고 개막식날 온 관객들에게 작품을 둘러싸고 서줄 것을 부탁했다. 모두 기꺼운 마음으로 작품을 중심으로 서주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왔다. 이 전시뿐 아니라 베르겐 전시장이나 공연장은 늘 사람들로 꽉 찼다. 전시기간 중반이 되어서야 옥수수가 이렇게 자라주었다. 처음에는 기세 좋게 수직으로 뻗쳐 자라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옆으로 눕고 말았다. 너무 촘촘히 심어서 그런 것 같았다. 옥수수가 아니라 보리였으면 그런 대로 좀 천천히 눕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았다. 베르겐에서는 보리 씨앗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설치게획안
  1) 314갤러리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 전시장을 들어가는 입구의 오래되고 커다란 문부터 전시장 전체가 'old'한 특별한 아우라를 풍기고 있다. 특히 이 전시장에는 다른 전시장에는 없는 게 있다. 바로 네 개의 검은 대리석기둥과 12개의 창문이다. 어떻게 보면 전시장으로서는, 좀 다루기 어려운 공간이다. 그러나 오래된 검은 대리석기둥과 창문들은 너무나 강력하고 또한 매력적이었다. 그것을 빼고는 공간을 운용하기가 내겐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좀더 적극적으로 기둥을 작업에 참여시키기로 하였다. 바로 그 기둥 밑에 옷을 쌓아 넣는 것이다. 둥근 기둥 밑을 받치고 있는 사각기둥높이까지 옷을 쌓는다. 옷은 둥근기둥 밑으로 들어가 순간적으로 기둥을 살짝 들어 올릴 것이다. 창문을 바라보고 왼쪽 세 개의 기둥을 하나로 연결하여 커다란 삼각주 모양의 단층으로 만들고 오른쪽에 있는 나머지 기둥은 독립시켜 따로 만든다. 이것들은 마치 바다에 떠있는 두 개의 섬 같을 것이다. 검은 대리석 기둥을 받치고 있는.
  또한 갤러리에 있는 12개의 창문은 끊임없이 시선을 갤러리 바깥으로 견인하여 분산시킨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대로 창문을 통하여 갤러리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작품위로 떨어져 단층위의 밀들을 자라게 할 것이다. 전시기간동안 날씨가 좋은 날이 많아서 사람들이, 11개의 창문을 통하여 밭 위에 떨어지는 햇살을 자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전시간 동안, 관객들이 자라고 있는 밀들에게 물을 줄 수 있도록 조리를 준비한다.
  2)열 두 개의 창문 중 하나에는 바닥에 놓인 단층과 같은 방법으로 옷을 쌓아서 막는다. 그래서 갤러리 바깥에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작품의 일부를 감상할 수 있게 하고 그 관심은 사람들을 갤러리 안쪽으로 유도 할 수 있다.(작업여건에 따라 결정)
  3) 한편 금고 쪽으로 가는 공간을 가림막으로 막고 모니터를 설치하여 작가의 그동안의 작업을 볼 수 있게 한다.

준비사항
옷 - 약 1.6톤 (쌓을 수 없는 옷-코트류, 신발 등-과 흰색 옷 등 제외)
씨앗 - 밀 혹은 보리(겨울 농작물)
흙(붉은 색의 야생 흙/clay용처럼 고운 흙 안됨) - 24 sq. meters(넓이) x 10cm(depth)=2,4m3(부피)
골조용 각목 - 1 sq. inch lumber(length 240cm)x
vinyl - 윗면 흙밑( 24 sq. meters), 베니어 합판 - 16 sq. meters x1mm(윗면)+22sq. meters x1mm x 1m(옆면)
소리 - 시장에서 채집한 여러 소리
monitor - 1, dvd player - 1
보조 인력: 골조 - 2인x1일(carpenters) *표 2 참조 , 옷과 흙쌓기+밀 심기 - 6인x2일, 작업과정 기록 - 1인
설치기간 (3일) + 씨앗에서 싹이 나는 최소의 기간 (7일) = 총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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