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가 돌아왔다.
  (1988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리면서 대한미국의 버드나무는 멸종되었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 가로수로도 쓰이고 강가에도 많은 버드나무의 씨앗이 사람들에게 알레르기를 일으켜 코에 염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온몸에 염증을 일으킨다는 생물학의 대가이며 국제 알러지 협회의 고문이기도 한 모스박사의 논문에 그렇다는 것이었고 한국 정부에서는 버드나무 하나로 성공적인 올림픽에 장애가 되는 것은 모두 치우는 것이 당연했음으로 모든 가로수와 강가의 버드나무를 다 베어버리라고 각 지방 행정처에 하달하였다. 성공적인 서울 올림픽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올림픽도 버드나무를 다 베어버렸고 그 이후 모든 나라에서 너도 나도 다 버드나무를 베어버려서 지구에는 한 그루의 버드나무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버드나무 씨앗은 가없는 빈 공간을 한동안 떠다녔다. 이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단 하나의 버드나무 씨앗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서 씨앗은 때마침 우주공간을 탐색하며 돌고 있는 대한민국 스페이스X 나로호 연료통 끝 꼭지에 약간 남아있던 습기 덕분에 그곳에 붙게 되었다. 버드나무 씨앗은 인공위성이 도는 대로 따라 우주를 유영했다. 나로호가 임무를 다하고 지구의 중력 안으로 들어가 태평양 바다를 향해 직진할 때 떨어져 나와서 혼자 날다가 때마침 불어오는 가을바람을 타고 빙글빙글 돌면서 아래로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먼 우주의 구멍에서 빛기둥이 내려와 어둠속에서 씨앗의 길을 밝혔다. 씨앗 주위를 감싸고 있는 하얀 털들이 낙하산처럼 축 날개를 펼쳐줘 공중을 천천히 휘돌면서 떨어졌다. 씨앗은 한참을 더 떨어졌다. 씨앗은 물과 땅이 만나는 곳에 떨어져야 했다. 그래야 싹을 틔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추락하는 씨앗에게 보이는 것은 아래 쪽의 시커먼 허공뿐이었다. 엎치락 뒤치락 씨앗은 몸을 뒤집으며 자신의 몸을 내려 놓을 곳을 찾느라 눈을 부릅뜨고 있었는데 그 공허 속에서 수많은 눈이 이 난데없는 빛줄기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수많은 물새들이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씨앗은 추락하는 자신을 받아주려고 날아오르는 물새들의 날갯짓을 느낄 수 있었다. 씨앗은 자신을 살며시 받아주는 물새들의 보송보송한 깃털에 포근하게 안긴 채 숨을 가다듬었다. 물새들은 자신들의 보금자리 근처에 살포시 씨앗을 내려놓았다. 마침 그곳이 물과 경계에 있는 땅이었다. 버드나무 씨앗이 몸을 숙여 모래흙의 사이로 틈을 내어 비집고 들어갔다. 물새들은 씨앗 위에 흙을 덮고 살며시 눌러 주었다. 아무도 그곳 위를 밟고 지나가지 않았고 근처에 사는 게들 아비 수달 고니 비버 온갖 물고기들 까지 모든 동물들이 어서 빨리 .버드나무 싹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씨앗은 짐승들의 마음에 감사하여 온힘을 다해 씨앗에 수분을 빨아들이고 또 빨아 들였다. 이윽고 날씨가 따뜻해지자 씨앗에서 작은 싹이 뽀죡하게 나오더니 덮힌 흙을 들어올리며 큰 소리를 내었다. 뾰지지직~ 튀어나온 싹은 더할 수 없이 통통해져 예쁘고 좋은 향기가 났다.아기물새 한 마리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그 싹이 달린 씨앗을 먹어버리고 말았다.
  아기 물새가 씨앗을 삼키자 아기물새의 배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아기 철새의 온몸의 모든 깃털들이 일어 서더니 부르르 떨리기 시작하였다. 아기 물새의 깃털들이 버드나무 솜털처럼 하얗게 변하더니 아기 물새의 머리 쪽에도 하얀 깃털벼슬이 솟아났다. 빵빵한 배가 터지기 직전에 꼭 다물었던 아기물새의 작은 부리가 피식 바람소리를 내면서 뱃속에 것들을 모두 토해내기 시작했다. 물새의 입에서 게속해서 하얀 버드나무 씨앗들이 줄줄이 나왔다. 아기물새의 뱃속에 들어간 버드나무씨앗은 수천 개의 씨앗들이 되어 나왔고 바람결에 휘날리며 춤을 추었다. 근처에 있는 물새들의 날개에 뿌려졌다. 놀란 물새들이 이 씨앗들을 뒤집어쓰고 갯가를 비행하기 시작했다. 갯가는 온통 버드나무의 씨앗들로 하얗게 덮이기 시작했다. 물새들은 떨어진 씨앗 위로 흙을 물어다 덮으며 작은 부리로 다독여주었다. 따뜻한 햇볕이 그 위를 내리쪼이고 싹은 드디어 햇빛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렇게 난지도 서쪽 강변에 버드나무 무리가 생겨 난 것이다. 조그만 한 개의 씨앗 안에는 필요한 모든 영양소들이 들어 있었다. 씨앗은 곧 싹을 틔우더니 하늘에서 햇빛이 쏟아져 내려와 무럭무럭 자랐다. 온갖 들꽃, 나무, 풀들이 버드나무와 함께 소리없이 풍부하게 번지기 시작했다. 온 사방에 퍼졌다. 먹이가 많아지자 철새들, 많은 짐승들도 난지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난지도에도 생겨났고 을숙도에도 생겨났다. 물의 가장자리 어디든 버드나무씨앗이 날아가 숲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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